2017 WBC 야구 결승전

미국 vs 푸에르토리코 경기 결과 리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WBC 야구 결승전이 끝났다.

대회 무용론부터 시작해서 참 말이 많은 대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은 나름의 흥행을 기록하며

오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제 진짜 야구 시즌이 곧 시작되는 것이다.


출처 : WBC 홈페이지


일본은 2대1로 꺾고 결승에 처음으로 올라온 미국과 네덜란드를 승부치기 끝에 꺾고 올라온 전대회 준우승팀 푸에르토리코의 결승전 경기는 준결승 만큼의 타이트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팬들이 눈여겨 볼만한 경기이기는 했다. 미국 MLB에서 주관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번의 대회에서 미국은 처참한 성적을 거두었고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만큼 우승을 향한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푸에르토리코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는 평을 딛고 결승에 올라 지난 대회에서의 준우승의 아쉬움을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던 셈이다. 


미국 대표팀의 라인업은 지안 카를로 스탠튼이 8번 타순에 배치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이름값들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하다. 맞서 싸우는 푸에르토리코 역시 야디어 몰리나를 비롯하여 카를로스 벨트란까지 이름값이라면 뒤지지 않는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전체를 놓고 본다면 역시나 미국의 라인업이 더 화려하다. 

 

출처 : WBC 홈페이지


푸에르토리는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결승 라운드인 3라운드 준결승까지 단 한번도 패하지 않고 전승을 달리며 무패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팀이었다. 팀의 분위기도 몰리나를 필두로 하여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당초 결승전 선발로 나설 것이라 생각했던 크리스 아처가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타선도 침체를 보이는듯 하였다.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미국 타선은 일본의 투수진에게 철저하게 막혔고 놀란 아레나도는 4타석 4삼진을 당할 정도로 타격에서 부진을 겪었다. 일본전에서 당한 삼진만 12개였고 기록한 안타가 단 6개 밖에 없었고 결승점도 상대팀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아니었다면 뽑지 못했을 점수인지라 바로 다음날 이어지는 결승전에서 타선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미국에게 한가지 희망이 있었다면 푸에르토리코의 약한 투수진과 미국의 강력한 투수진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출처 : WBC 홈페이지


경기결과부터 보면 결승전 답지 않게 싱거웠다. 8대0 미국의 완봉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푸에르토리코와 미국은 2라운드에서 한번 맞붙어 푸에르토리코가 5대6으로 승리했었고 당시 미국전 선발이었던 세스 루고를 다시 한번 등판시켰다. 세스 루고는 지난 2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5.2이닝을 던지며 홈런을 두방 허용하였지만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아냈었기에 푸에르토리코 입장에서는 가장 믿을만한 투수였을 것이다. 

 

출처 : WBC 홈페이지


루고는 지난 등판과 비슷하게 투구를 가져갔지만 전날 일본전에서 침묵하였던 미국의 타선은 살아났고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8점을 뽑아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그나마 믿을만한 타선이 침묵하였고 단 3안타에 그치며 한점도 뽑지 못하며 다시 한번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출처 : WBC 홈페이지


미국의 선발 투수인 마커스 스트로먼은 2라운드 푸에르토리코전에서 4.2이닝 8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으나 주어진 두번째 기회는 완벽하게 살리며 6이닝을 단 1피안타 1볼넷으로 막아냈다. 푸에르토리코 타선을 6이닝 동안 제대로 막아주며 타선의 도움까지 받아 대회 MVP까지 차지하였다. 마커스 스트로먼에 이어 등장한 샘 다이슨, 팻 네쉑, 데이비드 로버트슨까지 세명의 선수가 각 1이닝씩을 막아내며 9이닝을 단 3피안타 2볼넷으로 막아냈다.



미국은 13개의 삼진을 당했지만 일본전 타격의 침체를 완벽하게 극복하며 13안타를 터트리며 8점을 뽑아냈고 3회 선제 투런 홈런을 때려낸 이안 킨슬러의 선취점을 뽑아냈고 5회 다시 한번 2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일본의 투수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가 재평가되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출처 : WBC 홈페이지


푸에르토리코는 1번타자 앙헬 파간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선두타자로 제몫을 다했지만 야디어 몰리나의 1안타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투수진에게 막혀 아무것도 어떠한 일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선발투수 루고는 7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제구까지 흔들리며 5피안타 4볼넷을 허용하며 4점을 내줬고 이어 올라온 계투진도 점수를 허용하며 미국의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출처 : WBC 홈페이지


2017 WBC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야구 우승컵은 결국 미국이 처음으로 차지하게 되었고 푸에르토리코는 두번째 준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미국은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고 자존심을 지킨 대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 대표팀이 진작에 탈락하며 대회에 대한 기대와 흥미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2017년 시즌이 조금 더 빠르게 시작되어 즐겁기는 했다. 



WBC 야구 한국 네덜란드 경기 결과 

리뷰와 경우의 수


3월 6일과 7일 연이틀 경기를 치른 우리 대표팀의 경기 결과가 참담하다. 이틀간 뽑아낸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하다. 투수진의 실점이야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타선의 침묵은 손써볼 방도가 없을 정도로 답답한 결과를 나타냈다. 총체적 난국도 이런 난국이 없었다. 단기전의 특성상 팀 전체의 컨디션으로 좌우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극복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왜 우리에게만 유독 그랬을까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한국 야구 대표팀은 경우의 수나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WBC 야구 한국 네덜란드 경기는 시작부터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혹시나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실망을 더 크게 하기에 충분했다. 1회초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낸 네덜란드는 1회말 공격에서 메이저리거 안드렐톤 시몬스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2번타자 쥬릭슨 프로파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나마 다행으로 느껴졌던 것은 3번 타자 잰더 보가츠의 1루 페어라인 안쪽으로 빠져나가는 3루타 이후 4번과 5번, 6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1회초 우리의 공격은 1번타자 이용규가 초구부터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2번 서건창, 3번 김태균까지 밴덴헐크의 구위에 완벽하게 막혔다. 우리 나라의 투수들은 컨디션이 시즌 전이라 그런가 오승환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좋은 구위를 보여준 투수가 없었는데 네덜란드 선발 밴덴헐크는 150키로 이상의 구속을 보여주고 그가 왜 일본에서도 성공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출처 : WBC 홈페이지


타선의 답답함은 비단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의 문제점 만은 아니었다. 연습경기와 평가전을 통해 최형우를 제외하고 선발 라인업을 꾸린 한국 대표팀은 결국 아무것도 해보지 못했다. 이스라엘전 1점에 그쳤던 대표팀은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김태균은 이스라엘과의 경기에 이어 연이틀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3번타자의 역할을 단 하나도 수행해내지 못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2회 이대호의 우측으로 밀어친 안타 이후 5번 손아섭이 병살로 물러났고 3회 1사 이후 김태군과 이용규의 연속 볼넷으로 얻은 1사 1,2루의 찬스에서는 서건창이 병살로 찬스를 무산시켰고 5회 박석민이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후속타의 불발로 박석민은 3루를 밟아 보지도 못하고 이닝이 종료되었다. 8회에도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희망의 불씨를 틔우는듯 했으나 다시 한번 2번 서건창은 좌익수 플라이로 3번 김태균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마지막 남아있던 희망마저 짓밟혔다. 


출처 : WBC 홈페이지


반면, 네덜란드의 타선은 우리 투수진을 상대로 2개의 홈런을 포함한 11개의 안타를 쳐냈고 5점을 뽑아내며 타선의 파워를 그대로 보여줬다. 테이블 세터 1번 시몬스와 2번 프로파는 각각 2개의 안타를 기록하였고 하위타선에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랜돌프 오두버는 6회 원종현을 상대로 2사에 투런홈런을 기록하며 경기의 향방에 쐐기를 박았다. 효과적인 공격을 선보인 네덜란드 대표팀은 타선의 중량감에 있어서 확실히 우리보다 우위에 있었다.


출처 : WBC 홈페이지


전날 이스라엘 전에서 9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우리 대표팀에게 그나마 나아진 점이 있었다면 볼넷을 단 하나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가 될 수 있을까? 전체적인 투수들의 구위가 아직까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보였다. 1회 선발 등판한 우규민이 1번부터 3번까지 3명의 타자에게 연속으로 두들겨 맞으면서 2실점을 하였고 2회에도 2사까지는 잘 잡았으나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1실점을 하며 경기의 흐름은 이미 넘어갔다고 해도 좋을듯 하다. 



한국 벤치의 코칭 스태프들의 선택이야 최선이었다고 하겠지만 경기의 흐름은 이보다 더 답답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꽉 막혀 있었고 우리팀은 그러한 답답함을 뚫어줄 대안이 전혀 없었고 시도조차 없었다.


출처 : WBC 홈페이지


반면 네덜란드의 투수진은 선발 등판한 밴덴헐크를 시작으로 마무리로 판밀까지 날카로운 제구와 좋은 구위를 보유한 투수들로 우리 타선을 희망고문까지 시켜가며 완벽하게 요리했다. 13개의 잔루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이 완벽하게 네덜란드 투수진에게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출처 : WBC 홈페이지


패인에 대한 분석이야 다양하게 나올 수 있겠지만 내가 바라본 어제 경기는 질 수 밖에 없는 행동들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쳐져 있었고 어느 누구하나 나서서 독려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동기부여가 없었다부터 시작해서 핵심 전력이 이탈했다 등등 많은 이유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두 팀의 벤치 분위기만 보더라도 우리 팀은 이미 그들에게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팀에서는 파이팅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경기를 보는 내내 왜 타선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에 대해 혼자 중얼거리며 봤는데 경기 이후 인터뷰 내용들을 보니 양의지와 김재호는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최형우는 감이 없어서 내보낼 수 없었다고 하는데 이스라엘 전과 네덜란드전 초반의 타격만 보더라도 우리팀 라인업에 변화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게 누가 되었든 변화를 주기위한 시도 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마치 질 수 밖에 없는 경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를 극복 하기 위한 대안 자체가 없는 경기였다.


출처 : WBC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경우의 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이건 뭐 이야기를 하나마나일듯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싶은 팬의 입장에서 혹시나는 여전히 남아있기에 적어본다. 우리는 일단 9일 펼쳐지는 대만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한다. 그 이전에 오늘 6시 30분 펼쳐지는 네덜란드와 대만의 경기에서 대만이 이겨야 하고, 9일 12시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의 경기에서 이스라엘이 네덜란드를 이기고 3승으로 조 1위에 올라야만 한다. 네덜란드와 대만, 한국이 1승 2패로 동률이 되는 상황이 와야지만 다시 한번 우리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단 하나라도 어긋나면 우리는 탈락이다. 1라운드를 한국에서 봤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끝나야 하는 것이다. 차라리 한국에서 대회가 치뤄지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할 정도로 참담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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